영화 "종착역 / Stazione Termini / Terminal Station" O.S.T.
"로마의 가을 / Autumn In Rome"
- 페기 리 / Peggy Lee
Autumn in Rome 로마의 가을이여
My heart remembers 난 기억하고 있어요
fountains where children played 분수대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gardens where dreams were made 정원에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걸
Autumn in Rome 로마의 가을이여
Memories like embers glow 희미한 추억들을 떠올리고 있어요
when I seem to hear 'Arrivederci, dear' 난 다시금 '또 만나요, 내 사랑'을 떠올릴 때면
walks beneath the pines that grace the golden sky 황금빛 하늘 아래 소나무 옆을 거닐면서
stopping now and then to share a lover's sigh, you and I 모든 근심을 떨쳐내고 그대와 난 사랑을 불태운 거예요
Let winter come 이제 겨울이 오겠지요
All my Decembers I'll spend just dreaming of the way 온통 나의 12월은 오직 추억만을 꿈꾸면서 보낼 거예요
we fell in love one lovely autumn in Rome 우리가 사랑했던 추억만을 말에요
One lovely autumn in Rome 사랑스러운 로마의 가을이여
One lovely autumn in Rome 사랑스러운 로마의 가을이여
영화 '종착역(Stazione Termini / Terminal Station, 1953)'은 이탈리아 영화계의 레오리얼리즘의 선구자인 '비토리오 데 시카(Vittorio De Sica, 1902-1974)'가 감독을 맡았고 '알레산드로 치코니니(Alessandro Cicognini, 1906-1995)'가 음악을 맡은 명화입니다. 이 영화는 불륜 남녀의 애틋한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영화로 1953년 4월에 이탈리아에서 처음 개봉되었고 1954년 5월에는 미국에서 다시 개봉되었으며 많은 찬사를 받으면서 크게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페기 리(Peggy Lee, 1920-2002)'는 1920년 미국 출신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팝, 재즈 싱어 송라이터이자 여배우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녀의 본명은 '노마 델로리스 에그스트럼(Norma Deloris Egstrom)'이었고 그녀가 4살 때에 모친이 세상을 떠났으며 계모 슬하에서 어려운 유년을 보냈습니다. 미국 노스 다코다(North Dakota) 주 밸리(Valley) 시 라디오 방송국(KOVC)의 신인가수 콘테스트를 통해 발탁되었고 연예계에 진출하였습니다. 17세 때인 1937년에는 파고(Fargo) 시 라디오 방송국(WDAY)의 음악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게 되었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녀는 이름을 현 '페기 리(Paggy Lee)'로 바꿨고 방송국을 비롯해 호텔 나이트 클럽 등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음악활동을 계속하였습니다.
1941년에는 시카고의 앰버서더 호텔 나이트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고 미국의 클라리넷 연주자이며 스윙(Swing), 재즈의 대표적인 주자이자 밴드 리더인 '베니 굿맨(Benny Goodman, 1909-1986)'과 운명적인 만남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페기 리는 1941년에 베니 굿맨의 권유에 의해 '베니 굿맨 악단(Benny Goodman's Big Band)'에서 가수로 활동하였습니다. 여기에서 1942년 그녀 최초의 빌보트 싱글 차트 1위곡인 '누군가가 내게(Somebody Else Is Taking Me Place)'의 곡을 매혹적이고 우아하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불렀고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그녀의 명성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1943년에는 미국의 블루스 가수이자 송라이터인 '릴 그린(Lil Green, 1919-1954)'의 히트곡 '잘하세요(Why Don't You Do Right)'의 곡을 불렀고 많은 사랑과 함께 크게 히트하면서 그녀의 명성을 다시 한 번 널리 떨치게 되었습니다.
페기 리는 1943년 3월에 베니 굿맨 악단의 기타리스트인 '데이브 바버(Dave Barbour, 1912-1965)'와 결혼하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에는 '프랭크 보제이지(Frank Borzage, 1894-1962)'가 감독을 맡았고 '제임스 모나코(James Monaco, 1885-1945)', '프레드 리치(Fred Rich, 1898-1956)', '리차드 로저스(Richard Rodgers, 1902-1979)'가 음악을 맡은 영화 '스테이지 도어 캔틴(Stage Door Canteen, 1943)'에 출연하였으며 극 중에서 노래를 불렀고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노먼 Z. 맥레오드(Norman Z. McLeod, 1898-1964)'가 감독을 맡았고 '루이스 실버(Louis Silvers, 1889-1954)'가 음악을 맡은 영화 '더 파워 걸(The Powers Girl, 1943)'에도 출연하였으며 극 중에서 노래를 불러 많은 찬사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페기 리는 베니 굿맨 악단을 탈퇴하였고 가사에 전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1944년에 캐피탈 레코드(Capitol Records)사와 손을 잡고 솔로로 독립하였고 싱글 '난 당신에 대해 잘 몰라요(I Don't Know Enough About You)'의 곡을 불렀으며 많은 사랑과 함께 크게 히트하였습니다. 그리고 1946년에는 '좋은 날이에요(It's A Good Day)' 등의 곡을 낮은 톤의 섬세함과 잔잔한 발라드로 불렀고 이 곡이 1948년에 미국 음반 판매고 1위를 차지하면서 그녀가 불러 히트하였던 싱글 '마나나(Manana)' 곡의 음반 판매 기록을 깨기도 하였습니다. 페기 리는 그녀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하는 목소리로 지구촌 만인들의 심금을 끊임없이 울려주었던 것입니다. 페기 리는 1948년에 NBC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인 '체스터필드 슈퍼 클럽(Chesterfield Super Club)'의 진행에 참여하였고 미국의 가수인 '페리 코모(Perry Como, 1912-2001)'와 미국의 팝 가수인 '조 스태퍼드(Jo Stafford, 1917-2008)'와 함께 교대로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1950년대 미국의 대중음악계는 로큰롤과 스탠더드 팝이 발흥하던 시기였고 재즈는 딱딱한 즉흥연주를 벗어나 화성적이면서 진정한 재즈세계를 탐구하려는 밝고 경쾌한 새로운 물결이 고조되어가던 시기였습니다. 페기 리는 1952년에 '마이클 커티즈(Michael Curtiz, 1886-1962)'가 감독을 맡았고 '레이 하인도르프(Ray Heindorf, 1908-1980)'와 '막스 슈타이너(Max Steiner, 1888-1971)'가 음악을 맡은 재즈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 '재즈 싱어(The Jazz Singer, 1952)'에 '대니 토마스(Danny Thomas, 1912-1991)'와 함께 출연하였으며 열연하였습니다. 그녀는 '러버 / 연인(Lover)'의 곡을 열창하는 등 많은 찬사를 받으면서 크게 히트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1927년에 '알란 크로스랜드(Alan Crosland, 1894-1936)'가 감둑을 맡았고 '루이스 실버(Louis Silvers, 1889-1954)'가 음악을 맡은 미국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 싱어(Jazz Singer, 1927)'를 리메이크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1954년에는 미국의 '니콜라스 래이(Nicholas Ray, 1911-1979)'가 감독을 맡았고 '페기 리(Peggy Lee, 1920-2002)'와 '빅터 영(Victor Young, 1900-1956)'이 음악을 맡은 서부 영화 '자니 기타 / 고원의 결투(Johnny Guitar, 1954)'의 O.S.T. 주제 테마곡 '자니 기타(Johnny Guitar)'의 곡을 페기 리가 불렀으며 크게 히트한 세계적인 명곡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어서 같은 해인 1954년에는 이탈리아 영화계의 네오리얼리즘의 선구자인 '비토리오 데 시카(Vittorio De Sica, 1902-1974)'가 감독을 맡았고 '알레산드로 치코니니(Alessandro Cicognini, 1906-1995)'가 음악을 맡은 영화 '종착역(Stazione Termini / Terminal Station, 1953)'의 O.S.T. 주제 테마곡을 리메이크한 테마곡 지금 흐르고 있는 '로마의 가을(Autumn In Rome)'의 곡을 불러 히트하기도 하였습니다.
1955년 6월에는 미국 월트 디즈니(Walt Disney)사가 제작한 로맨틱 뮤지컬 코미디 만화 영화 '레이디와 트램프(Lady And The Tramp, 1955)'에 참여하였고 자신이 작사, 작곡한 O.S.T. 주제 테마곡 '시암 고양이의 노래(The Siamese Cat Song)'의 곡을 많은 사랑과 함께 크게 히트하였습니다. '클라이드 제로니미(Clyde Geronimi, 1901-1989)', '윌프레드 잭슨(Wilfred Jackson, 1906-1988)', '해밀턴 루스케(Hamilton Luske, 1903-1968)' 등이 감독을 맡았고 '올리버 웰라스(Oliver Wallace, 1887-1963)'가 음악을 맡아 명망 있는 가문의 개성파 강아지 '레이디(Lady)'와 철도변에 사는 잡종 건달개 '트램프(The Tramp)'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만화 영화입니다.
1955년 7월에는 '잭 웹(Jack Webb, 1920-1982)'이 감독을 맡았고 '아더 해밀튼(Arthur Hamilton, 1926-)', '레이 하인도르프(Ray Heindorf, 1908-1980)', '데이비드 버톨프(David Buttolph, 1902-1983)', '매티 매틀록(Matty Matlock, 1907-1978)' 등이 음악을 맡은 영화 '피트 켈리의 블루스(Pete Kelly's Blues, 1955)'에 출연하였고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1958년에는 미국의 '리틀 윌리 존(Little Willie John, 1937-1968)'이 1956년에 발표했던 곡을 리메이크한 곡인 '피버(Fever, 1958)'의 곡을 불렀고 폭발적인 인기를 이끌어내면서 급기야 팝, 재즈의 세계적인 정상의 여가수로 우뚝 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페기 리는 1969년에 미국의 유명한 송라이터 팀인 작사가 '제리 리버(Jerry Leiber, 1933-2011)'와 작곡가 '마이크 스톨라(Mike Stoller, 1933-)'가 쓴 싱글 '모두가 그래요(Is That All There Is)'의 곡을 불렀고 그레미 어워드 최우수 여성 팝 보컬상(Grammy Award For Best Female Pop Vocal Performance)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녀 특유의 고혹적인 음색을 앞세워 1950~1960년대를 대표하는 팝, 재즈 보컬리스트로서의 입지를 완벽하게 구축했던 것입니다. 그녀는 55년간에 걸친 왕성한 활동으로 60여 장의 앨범에 무려 600여 곡에 달하는 노래를 발표하였고 1995년에는 그래미 생애 성적상(Grammy Lifetime Achievement Award)을 수상하는 등 미국의 전설적인 싱어 송라이터로 그리고 팝, 재즈 여가수로 우뚝 서 있었던 것입니다.
페기 리의 노래는 특히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하는 영화나 소설 등의 소재로 많이 인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캐나다의 유명 재즈 싱어로 그레미상 수상자인 '다이애나 크롤(Diana Krall, 1964-)'은 '그녀의 음악은 많은 아티스트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10여 편의 영화 주제가를 작곡하였고 영화에도 출연하였으며 오스카상 여우 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해온 세계적인 팝, 재즈 싱어 송라이터이자 배우로 남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사생활은 그리 순탄하지 못하였습니다. 네 번이나 이혼을 거듭하는 등 건강도 나빠지게 된 그녀는 1998년 뇌졸증의 후유증으로 언어장애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그 후 2002년 그녀는 그녀의 나이 81세를 일기로 그녀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습니다.
- 맑고 밝은 햇살이 로마의 중앙역에 새롭게 단장된 대리석 위에서 반짝거렸다. 로마에 살고 있는 동생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건너온 '메리 포브스 / Mary Forbes(제니퍼 존스 분 / Jennifer Jones, 1919--2009)' 부인은 남편과 아들이 기다리고 있는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중앙역 매표소에서 차표를 사고 있었다.
마침 안내인이었던 이탈리아 청년 '조반니 도리아 / Giovanni Doria(몽고메리 클리프트 분 / Montgomery Clift, 1920-1966)'가 뛰어왔다. 조반니 도리아는 자기와 함께 한 번만 더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하게 된다. 둘은 로마에서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메리 포브스는 예정된 열차를 연기하였고 둘은 구내식당으로 들어갔다. 조반니 도리아는 자기와 같이 로마에서 살자고 메리 포브스에게 사랑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메리 포브스는 완강하게 거절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밖으로 뛰쳐나왔다. 조반니 도리아는 그녀에게 다가섰고 그녀를 껴안았다. 그리고 둘은 대기 중인 빈 객차 안으로 들어갔다. 조반니 도리아의 정열적인 사랑에 메리 포브스도 불륜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로마 중앙역 철도 공안원에게 두 사람의 풍기문란 행위가 적발되었고 둘은 철도 공안실로 끌려갔다. 메리 포브스는 그녀의 사정을 알게 된 역장의 도움으로 둘은 훈방조치되었고 예정된 열차에 승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가 탄 열차가 서서히 출발하고 있었다. 조반니 도리아는 점점 멀어져가는 열차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달려갔다. 그리고 '또 만나요, 내 사랑'을 외치면서 영원한 이별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 김기원의 음악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