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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술 감자토프의 詩歌 "백학 / 白鶴 / Zhuravli" - 요시프 코프존 / Iosif Kobzon

kwkimkw 2025. 2. 4. 16:27

라술 감자토프의 詩歌

"백학 / 白鶴 / Zhuravli / The White Cranes"

- 요시프 코프존 / Iosif Kobzon

 

                                                                     음음음... 음으음... 음음음... 음으음...

Мне кажется порою, что солдаты,             나는 가끔 전사들을 생각하지
С кровавых не пришедшие полей,            피로 물든 들녁에서 돌아오지 않은 전사들이
Не в землю нашу полегли когда-то,          잠시 고향 땅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А превратились в белых журавлей.          백학으로 변해 버린 듯하여

Они до сей поры с времен тех дальних   그들은 그 옛적부터 지금까지 날아만 갔어
Летят и подают нам голоса.                      그리고 우리를 불렀어
Не потому ль так часто и печально          왜 우리는 자주 슬픔에 잠긴 채
Мы замолкаем, глядя в небеса?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잊는 걸까 
                                                                     음음음... 음으음... 음음음... 음으음...

Летит, летит по небу клин усталый,           날아가네 날아가네 저 하늘에 지친 학의 무리
Летит в тумане на исходе дня,                   날아가네 저무는 하루의 안갯속을
И в том строю есть промежуток малый,    무리지은 대오의 그 조그만 틈새
Быть может, это место для меня.              그 자리가 혹 내 자리는 아닐는지

Настанет день, и с журавлиной стаей       그 날이 오면 학들과 함께
Я поплыву в такой же сизой мгле,              나는 회청색의 어스름 속을 끝없이 날아가리
Из-под небес по-птичьи оклика                  대지에 남겨둔 그대들 모두의 이름을
Всех вас, кого оставил на земле...              천상아래 새처럼 목놓아 부르면서

 

                                                                       음음음... 음으음... 음음음... 음으음...

Мне кажется порою, что солдаты,               나는 가끔 전사들을 생각하지
С кровавых не пришедшие полей,              피로 물든 들녁에서 돌아오지 않은 전사들이
Не в землю нашу полегли когда-то,            잠시 고향땅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А превратились в белых журавлей.            백학으로 변해 버린 듯하여
                                                                       음음음... 음으음... 음음음... 음으음...

 

 

   '라술 감자토비치 감자토프(Rasull Gamzatovich Gamzatov, 1923-2003 )'는 카스피해(Caspian Sea) 서안에 위치한 다게스탄(Dagestan) 공화국 출신으로 1923년에 북동캅카스의 아바르(Avar Viiage)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모스크바 대학(Moscow University)에서 수학하였고 다게스탄 공화국의 위대한 민족시인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아바르어(Avar Language / Abal Maul)'를 사용하여 작품활동을 하였습니다.

 

   아바르어는 '산의 언어' 혹은 북동캅카스어족의 '아바르-안디어파(Avar-Andic)'에 속하는 언어를 말합니다. 아바르어는 다게스탄 공화국의 6개의 언어 가운데 하나에 속해 있고 대부분 다게스탄 공화국과 아제르바이잔(Azerbaijan) 공화국의 자카탈라(Zzgatala) 주에 거주하고 있는 아바르족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체첸, 칼미크(Kalmykia), 조지아(Georgia) 공화국과 카자흐스탄(Kazakhstan), 요르단(Jordan), 터키(Turkey)의 마르마라 해(Sea Of Marmara)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아바르족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술 감자토프는 러시아 산악지대의 자연과 풍속을 노래한 다게스탄의 민족 시인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음유시 '백학 / 白鶴(Zhuravli / The White Cranes)'을 '아바르어(Avar Language)'로 썼습니다. 다게스탄과 카스피해를 끼고 서로 이웃하고 있는 체첸(Chechen) 공화국의 유목민 전사들의 영광된 죽음을 찬미하는 체첸 국민들의 한이 서린 음유시입니다.

 

   러시아의 남부 '캅카스 / 코카서스(Kavkaz / Caucasus)' 지방은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 위치한 '캅카스 / 코카서스 산맥(Kavkaz / Caucasus Mountains)' 일대의 험준한 골짜기를 말합니다.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소수 민족들인 체첸(Chechen), 다게스탄(Dagestan), 그루지아 / 조지아(Georgia), 아르메니아(Armenia), 아제르바이잔(Azerbaijan)  공화국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은 지리적으로 아시아와 유럽과의 경계를 이루면서 동서와 남북을 이어주는 교통의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180-350억 배럴 규모의 석유 매장량과 천연가스까지 보유한 축복 받은 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230여 민족 중의 하나인 체첸(Chechen) 민족은 이곳에서 6천여 년 전부터 유목생활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15세기 이후에는 '오스만 / 오토만 제국(Osman / Ottoman Empire)'과 '페르시아 왕국(Persian Empire)'의 영향에 의해 이슬람(Islam)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로부터 이슬람 문화(Islamic Culture)와 집단공동체 문화는 체첸 민족의 근간을 이루게 되었던 것입니다.

 

   체첸을 비롯하여 거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인 캅카스 / 코카서스 제족(Kavkaz / Caucasian Peoples)들은 죽음에 대하여 그들은 죽음 자체가 종말이나 파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영혼과의 일체감이 소멸되면서 자신들의 생명이 더욱 숭고한 차원의 다른 상태로 옮겨가는 계기에 불과하다는 이슬람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죽음에 대한 그들 모두의 사고는 오로지 조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자는 반드시 천국에 간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1817년부터 1864년까지 50여 년에 걸친 캅카스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대항하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웠던 이들 전사들의 용맹성은 전세계를 놀라게 하였던 것입니다.

 

   이들 전사들은 전장 출진에 앞서 약속이라도 한듯이 자신들의 아내에게 임신을 시켰고 전장에 나섰던 것입니다. 이렇듯 투철한 이들의 정신무장은 전장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히 싸우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죽더라도 자식에게 생명이 이어지기에 자신들의 민족은 영원할 것이라는 확신도 갖게 해주었던 것입니다.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체첸과 러시아간에 발발한 체첸 전쟁(Chechen War)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체첸 공화국은 인구 130만 명의 작은 나라에 불과하지만 러시아의 3대 유전 중의 하나인 그로즈니 산악지대의 유전을 보유하고 있고 이란, 터키로 가는 관문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략적인 요충지인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에게 협조했다는 이유로 체첸족과 잉구슈족이 구소련에 의해 중앙 아시아로 쫓겨나게 되면서 자치 공화국이 해체되기도 하였고 1957년에 다시 자치 공화국을 설립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구소련으로부터 차별 대우를 받아왔고 구소련 붕괴 직후인 1991년에 러시아로부터 완전 독립을 선언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러시아 붕괴를 우려한 러시아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 1931-2007)' 대통령의 '체첸 독립' 불인정 여파에 의해 1994년에 체첸과 러시아간에 전면전이 일어나기도 하였습니다.

 

   라술 감자토프의 시 '백학 / 白鶴(Zhuravli / The White Cranes)'은 그가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하던 중에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Hiroshima Peace Memorial Park)'과 원폭 사망자 '사다코 사사키(佐佐木禎子 / Sadako Sasaki, 1943-1955)' 추도 평화기념관에서 어린 소녀가 종이로 만든 학을 가지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캅카스 / 코카서스(Kavkaz / Caucasus)'적인 영감을 담아 썼습니다. 그리고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로 알려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2년에 독일군과 구소련군과의 '스탈린 그라드 전투'에서 희생된 체첸 전사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피나는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전사들은 땅에 누워버렸던 것이 아니고 한 무리의 백학으로 변했다'는 시를 썼던 것입니다. 

 

   라술 감자토프 역시 제2차 세계대전 때에 '캅카스 / 코카서스(Kavkaz / Caucasus)'의 전사들과 함께 구소련군의 일원으로 참전하여 독일군과 대항하여 싸웠던 전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의 시는 언젠가는 전장에서 명예롭게 죽으리라는 '캅카스 / 코카서스(Kavkaz / Caucasus)'의 전통적인 민족관과 인생관이 배어 있으며 피에 젖은 영혼의 절절함으로 심금을 울려주었던 것입니다.

 

   이 시는 러시아에서도 큰 인기를 이끌었습니다. 러시아의 유명한 번역 작가이자 시인인 '나움 그레브니오프(Naum Grebnyov, 1921-1988)'에 의해 러시아어로 번역되었고 '새로운 세계(Novy Mir)'에 수록하여 출판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시를 1969년에 러시아의 국민 배우이자 가수였던 '마르크 베르네스(Mark Bernes, 1911-2003)'가 개사하여 러시아의 유명한 작곡가인 '얀 프렌켈(Yan Frenkel, 1920-1989)'에게 작곡을 의뢰하였고 처음으로 그가 불러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르크 베르네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백학 / 白鶴(Zhuravli / The White Cranes)'의 곡은 러시아의 신인가수인 '요시프 코프존(Iosif Kobzon, 1937-)'에 의해 불려졌고 러시아 음악계에서도 큰 인기를 이끌어냈으며 많은 사랑과 함께 크게 히트한 명곡이 되었습니다. 체첸(Chechen)의 젊은 전사들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안타까운 죽음을 찬미하는 너무도 절절한 민족 음악으로 러시아에서 널리 애창되었던 러시아의 유명한 로망스 음악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곡은 1995년 1월 10일에 우리나라 KBS에서 방영되었던 대하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곡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우리들 귀에도 아주 익숙해진 명곡이기도 합니다.

 

   라술 감자토프는 1952년에 구소련 연방 스탈린 대상(Stalin State Prize)의 수상에 이어 1963년에는 구소련 연방 레닌 대상(Lenin State Prize)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하였습니다. 라술 감자토비치 감자토프는 2003년 11월 3일 그의 나이 70세를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요시프 코프존(Iosif Kobzon, 1937-)'은 구소련 출신으로 그의 부모는 유태인이었으며 소년시절부터 남달리 음악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 25세 때인 1962년에 국제 송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하였습니다. 그 다음 해인 1963년에는 6개국에서 개최된 'Friendship'에 참여하여 폴란드의 바르샤바(Warsaw), 독일의 베를린(Berlin), 헝가리의 부다페스트(Budapest)에서 1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요시프 코프존은 라술 감자토프의 시에 얀 프렌켈이 작곡을 한 지금 흐르고 있는 '백학 / 白鶴(Zhuravli / The White Cranes)'의 곡을 그의 특유의 풍부한 음량과 무개가 넘치는 저음으로 불렀습니다. 그는 이 시에 깔려 있는 심오한 감성과 영혼의 절절함을 가슴 속 깊은 곳에 끌어드렸고 커다란 울림으로 감동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그는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대성공을 거두었고 백학의 고고한 하얀 날개를 펼치면서 높은 하늘을 갈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1980년에는 구소련의 국민 가수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1983년에는 구소련과 공식 외교관계도 없는 이스라엘을 지원한 데다 유대인(Jewish)의 노래까지 불렀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는 등 한 때 공산당에서 추방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1986년에 체르노빌(Chernobyl) 원전 사고 현장을 방문하였고 피폭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펼치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부른 '정말 미친 듯이 그대를 사랑해요(I Love You So Madly)', '빛나는 밤(Lights Is The Night)', '내 사랑하는 어머니(My Dear Mother)', '저 하늘에 별들(The Stars In The Sky)', '러시아의 푸른 하늘(A Blue Sky Russia)' 등의 곡을 많은 사랑과 함께 크게 히트하였습니다. 

 

   요시프 코프존은 여러 재난지역과 군사분쟁지역인 아프카니스탄과 체첸 등지도 방문하였고 공식적인 순방 공연활동을 펼치는 등 '세계 평화에 헌신하는 러시아의 하원 의원 요시프 코프존'으로 불리울 정도로 전세계에 평화주의자로 널리 알려진 아티스트입니다.

 

   체첸의 용감한 전사 젊은 영혼들의 슬픔이 서려 있는 설원의 바람을 타고 요시프 코프존의 우수에찬 저음의 애절한 목소리가 흐르면서 만인들의 눈시울을 끊임없이 적셔주고 있는 것입니다. 

 

   - 김기원의 음악세상 -